여성용 비아그라
국내 제약업계가 일명 ‘여성용 비아그라’의 시판을 예고했다. 과연 이 약은 여성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파란색을 띤 마음모꼴의 알약, 20년전의 이 파란약이 시판됐을 때 발기부전에 시달리던 많은 남성이 환호성을 질렀다. 성행위 1시간전에 복용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방법으로 발기부전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비아그라 얘기다. 애초에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됬으나 임상시험 과정에서 남성 발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서 비아그라가 개발되ㄱ; 전까지 발기부전 환자들은 보형물을 삽입하거나 진공 압축기를 사용하는 등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미국 파이저사의 비아그라가 개발됬을 때 그 인기란 상상을 초월할 수 밖에 없엇다. 이후 비아그라를 위시한 수많은 미투 상품이 발매되고 ‘짝퉁’마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그렇다면 남성들이 비아그라의 힘들 빌려 만족스러운 성행위를 해오는 동안 여성들도 그와 같은 만족을 느꼈을까?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비아그라는 정력제가 아닌 발기강제약이라는 것이다. 남성의 발기에는 혈관을 확장하는 ‘CGMP’라는 물질을 필요하다. 심리적인 요인이 아닌 발기부전은 CGMP의 생성에 문제를 일으키는 포스포디에스테라제 5형 효소때무인데 비아그라는 이 효소의 활성화를 억제한다. 혈관을 확장해 발기를 가능케 하지만 성욕 자체를 높여주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비아그라와 달리 애디의 효능은 기분과 의욕 조절이 관련된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해 성욕을 높이는데 있다.
애디는 감정 조절과 상황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파질에 영향을 끼쳐 성기능 관련 호르몬을 조절한다. 충동 자극 호르몬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늘리는 대신 성욕을 감퇴시키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억제하는 것이다. 이는 부작용과 더불어 애디가 실패한 치명적인 단점이다. 비아그라가 성관계 전 간단히 경국 복용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반면 애디는 최소한 2개월 이상 날마다 꾸준히 복용해야만 효과를 볼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복용 중 알코올을 섭취하면 저혈압과 기절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금주가 필수다. 또한 피임제를 복용하면 현기증, 메스꺼움, 졸음 등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우려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어렵게 FDA의 승인을 얻었음에도 애디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프라우트 투자자들은 애디가 출시 초반 20억 달러(약2조2,238억원)의 매출을 기록할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 지난해 판매고는 1,000만 달러(111억원)애 불과했다.
주춤했던 여성 비아그라 시장에 국내 제약회사가 손을 뻗었다. 광동제약이 지난해 말 여성 성욕장애 치료제 신약 후보 물질인’브레맬라노타이드’의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미국 팰러틴 테크놀로지스사가 개발한 브레멜라노타이드는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치고 올해 초 FDA승인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허가와 판매를 맡은 광동제약은 2021년 브레멜라노타이드의 국내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브레멜라노타이드는 애디처럼 HSDD를 치료하는 약물이지만 두 약물의 작용 기전과 투약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애디가 세로토닌 수용체와 도파민에 작용한다면 브레멜라노타이드는 식욕과 에너지 소비 조절과 관련한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에 작용한다. 또한 경구제였던 애디와 달리 브레멜라노타이드는 주사제 타입이다. 그러나 의료계에 따르면 여성 성욕 저하는 단일 질한이 아니며 남편 등 가족과의 관계 같은 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과연 애디와 달리 브레멜라노타이드는 여성의 성욕 증진에 도움을 줄까?